다일공동체 로고

데일리다일 소식

다일의 생생한 현장 소식과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HOME
  • 다일소식
  • 언론소식

언론소식

[국민일보] “33년 이어온 ‘이웃과 동행’… 코로나에도 밥퍼·빵퍼·꿈퍼 온 힘”
2021-12-14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가 밥퍼 나눔 사역의 상징인 주황색 앞치마를 입고 환히 웃고 있다. 다일공동체 제공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는 잠시 눈을 감고 감회에 젖었다. 살아온 삶의 흔적을 되새기는 듯했다. 다일공동체는 올해 33주년을 맞았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복음 전파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최 목사를 지난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다일천사병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원장실 창문에 ‘참된 섬김은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실천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그는 “소외 이웃과 동행하는 삶이 그리 쉽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일에 감사하며 기도가 노동이요 노동이 기도인 삶을 살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 다일공동체가 33년간 노숙인과 쪽방 어르신과 함께하면서 피부로 느낀 상황을 말해 달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에 도시락을 나눠 드린다. 코로나 상황에도 국내외 열한 나라 21개 분원에서 ‘밥퍼’와 ‘빵퍼’, ‘꿈퍼’(예컨대 빈민촌 아이들 교육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IMF, 메르스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 번도 문 닫은 일 없던 밥퍼도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 문을 닫았고, 따뜻한 밥과 국 대신 도시락을 나눠 드린다. 한 노숙인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배고픔이고, 배고픔보다도 더 힘든 것이 외로움이라고 호소해 마음이 아팠다.”

최일도 목사가 탄자니아 다일공동체에서 밥퍼 나눔 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보통 다일공동체 하면 ‘밥퍼’ 나눔 사역을 떠올리는데 의료보험 혜택이 없는 불법 체류자 등 소외 이웃을 위한 무료병원인 ‘다일천사병원’과 노숙인 쉼터 ‘다일작은천국’은 코로나 방역을 정말 철저히 했다. 해외 분원은 봉쇄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눔 사역은 중단하지 않았다. 네팔과 베트남 등은 오히려 정부 관계자들이 현지 다일공동체를 찾아 무료 급식과 도시락 나눔을 부탁했다. 후원자들은 네팔에 산소통을 보냈고, 베트남에 긴급 구호 식량을, 캄보디아에 마스크를 전달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위중한 상태인 탄자니아 선교사의 긴급 이송 에어 앰뷸런스 비용을 보냈다.

-무료 급식을 하기 전에 따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식사에 대한 감사 기도만 한다. 사실 믿지 않는 노숙인이나 어르신은 설교 듣고 예배드리는 것을 아직도 원하지 않는다. 밥 한 끼 거저 주며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 다일공동체가 만약 복음 전파나 개종을 목적으로 무상급식을 했다면 이미 끝났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말 없이 복음을 전한다. 그런데 신비하게 많은 어르신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있다. 다일공동체와 자원봉사자들의 선한 행실을 보고 주님을 믿는 것이지, 전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교회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봉사하는 5대 밥퍼 주방장님도 노숙인 출신인데 봉사 받는 사람이 봉사하는 사람이 됐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리 성탄예배’를 준비하고 계신다.

“1988년 12월 24일 서울 청량리 쌍굴다리 아래에서 노숙인 3명과 함께 초 한 자루 켜 놓고 성탄예배를 드렸다. 올해로 34번째 성탄예배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3000명 이웃 초청 성탄축제가 취소됐고 대신 월동 물품을 나눠드렸다. 올해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24일 오전 11시 거리 성탄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님께서 성탄 메시지를 전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님께서 밥퍼에 마련된 예배당(다목적실) 개원을 위해 오실 것 같다.”

다일공동체 설립 초창기 청량리 쌍굴다리 밑에서 밥퍼 나눔을 하며 감사기도를 드리는 최 목사.

-특별한 성탄절이 될 것 같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성탄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묵을 방도 없이 짐승의 먹이통에 아기 예수가 누우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왜 아기 예수님이 낮은 곳에 오셨는지 깨달아야 한다. 첫 성탄예배를 노숙인 형제 3명과 드릴 때, ‘이 기쁜 날 왜 교회에 가지 않느냐’라고 물으니, 교회에서 동전 하나 받고 쫓겨났다고 했다. 안타까웠다. 어쩌면 현재 우리도 남루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내쫓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올해 33년 사역이 담긴 책을 출간했다. ‘밥퍼목사 최일도의 러브스토리’(사진)라는 책이다. 예전에 발간한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밀리언셀러가 됐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아내와 나의 사랑이 이웃 사랑으로 확산된 내용이 중심이었는데, 이후 청량리 굴다리에서 해외 빈민촌까지 나눔이 확대되면서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경륜이 중심이 됐다. 이번 책은 인간 최일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의 러브 스토리가 되길 원한다.”

-새롭게 도전하는 일이 있다. ‘밥퍼’에 이어 ‘빵퍼’ 사역을 한다고 들었다.

“최근 빵퍼를 개원했다. 일명 ‘오병이어 기적 프로젝트’다. 빵퍼는 하루 5000개 이상의 빵을 만들어 절반은 소외 계층에 나눠 드리고, 절반은 판매해 쪽방 어르신께 일자리를 창출해 드리는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다.”

-많은 분이 빵퍼 자원봉사를 위해 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성이 목사님께서 빵퍼 목사님이 돼 주기로 했다. 이외에 사회복지학 원로 교수와 명사 등 많은 분이 제빵기술을 배워 돕기로 했다. 빵퍼가 국내만이 아닌 해외 빈민촌에도 잘 정착할 수 있고 자립과 자활의 일터가 되길 소망한다.”

-코로나로 지친 한국교회와 성도에게 희망의 말씀을 해 달라.

“교회사 2000년을 보면 언제나 어려움은 있었다. 그래도 희망을 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많은 성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일공동체에는 자신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분을 위해 돕는 손길이 많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데 매달 5만원씩 약정하고 후원하는 분도 계시고, 택시를 타는 것조차 아까워하는 88세 어르신이 19년을 근검절약해 1억을 선뜻 기증하는 일이 최근 있었다. 불평을 말하긴 쉽다. 그러나 불만을 터트리기보다는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성도가 바로 이 시대의 희망이다.”

-코로나 시기 한국교회가 회복하고 부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 한경직 목사님이 병상에 계실 때 일화가 있다. 한 목사님은 문병 오신 목사님께 “목사님은 예수님을 잘 믿으십니까? 예수님을 잘 믿으세요”라고 했다. 저를 비롯해 많은 크리스천이 이 질문에 답하실 수 있어야 하겠다. 주님을 만난 첫사랑을 회복하고 그 뜨거운 마음으로 “지금부터 여기부터 나부터 예수님을 잘 믿자. 그것이 진정한 교회 부흥이다.”

-앞으로 사명과 비전은 무엇인가.

리모델링 중인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

“이 땅에 밥 굶는 이가 없을 때까지 밥퍼 나눔은 멈출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다일공동체는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만 하는 곳이 아니다. 나사렛 예수의 영성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설곡산 다일공동체에서는 날마다 ‘영성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개신교 수도원 안에 ‘다일수도원스테이’를 마련해 누구나 방문해 말씀과 깊은 기도로 쉼을 누리고 영성을 회복할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 늘어났으나 영성은 고갈됐다. 사회복지가 너무 행정에 치우쳐 페이퍼 복지란 소리도 있다. 젊은 사회복지사들도 사명감과 열정은 사라지고 관료화되고 있다. 다일공동체는 영성이 살아있는 사회복지를 실천하도록 도울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전국의 사회복지사와 신학 교수들을 차례차례 설곡산에 초청해 영성과 열정을 회복하는 일을 추진해 보고 싶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다음글 [뉴시스][인터뷰]'밥퍼 목사' 최일도 "'빵퍼'도 개원..어르신 일자리 창출·고독사 예방"
이전글 [노컷뉴스]'밥퍼' 최일도 목사… 진정한 감사는'그래서 감사'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