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공동체 로고

데일리다일 소식

다일의 생생한 현장 소식과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HOME
  • 다일소식
  • 언론소식

언론소식

[중앙일보] 370명 배식에 단 37분…코로나가 무료 급식소 시스템도 바꿨다
2021-02-22
19일 오후 3시 명동성당 내 옛 계성여고 운동장에 370여명의 인원이 몰렸다. 함민정 기자

19일 오후 3시 명동성당 내 옛 계성여고 운동장에 370여명의 인원이 몰렸다. 함민정 기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19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성당 뒤편에 있는 옛 계성여고 운동장에 370명이 모여 외친 구호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은 북새통을 이뤘다. 운영 시작 30분 전부터 하나둘 사람이 모여들더니 어느새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빨간 고깔 뒤로 일사불란하게 줄을 섰다. 1m 간격의 거리 두기도 이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료 급식소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장 급식은 도시락으로 대체됐다. 따끈한 온기가 남아있는 도시락은 불티나게 나갔고, 줄을 서서 받아가는 모습은 마치 '드라이브 스루'를 연상케 했다. 줄을 선 순서에 따라 대기시간은 달랐지만, 1명당 도시락 전달은 5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370명에 대한 배식은 단 37분 만에 종료됐다. 

  

19일 오후 3시 명동밥집 무료급식소에 모인 이들이 도시락을 받아가고 있다. 370여명이 몰린 이날 도시락 배부는 30여분 만에 끝났다. 함민정 기자

19일 오후 3시 명동밥집 무료급식소에 모인 이들이 도시락을 받아가고 있다. 370여명이 몰린 이날 도시락 배부는 30여분 만에 끝났다. 함민정 기자

무료 급식 이용자들 대부분은 고령층이었지만, 젊은 사람도 중간중간 눈에 띄었다.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피했다. 영등포에서 노숙생활을 한다는 김모(49)씨는 "최고다. 둘이 먹어도 될 정도로 양도 많고 맛있다"며 "영등포와 서울역 등에서 무료급식을 이용하는데 서울역 쪽 일부 급식소는 코로나19 검사 확인을 해야 밥을 준다. 지금까지 총 2번 검사받았다"고 했다. 
 
지난달 6일부터 문을 연 명동밥집은 일주일에 세 번(수·금·일) 오후 3시에 운영된다. 평일에는 360여명이 이용하지만, 주말에는 440~470명 정도가 온다고 한다. 명동밥집 센터장인 백광진 신부는 "후원금으로 운영 중"이라며 "현재는 한 기업의 지원을 받아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운동장이라는 장소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낮고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19일 '명동밥집'에서 나눠준 도시락. 김치와 멸치볶음, 제육볶음, 밥 등이 있다. 명동밥집 관계자는 ″하루에 한끼를 드시는 분도 있고, 두 번 나눠서 드시는 분들도 있어 밥 양을 늘렸다″며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도 계셔 씹기 편한걸로 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과 사과주스도 함께 나눠줬다. 함민정 기자

19일 '명동밥집'에서 나눠준 도시락. 김치와 멸치볶음, 제육볶음, 밥 등이 있다. 명동밥집 관계자는 ″하루에 한끼를 드시는 분도 있고, 두 번 나눠서 드시는 분들도 있어 밥 양을 늘렸다″며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도 계셔 씹기 편한걸로 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과 사과주스도 함께 나눠줬다. 함민정 기자

노숙인 지원 시설 집단 감염…무료 급식 운영 비상

최근 서울역 노숙인 지원 시설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무료 급식 운영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지난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노숙인과 쪽방 주민 등 1만97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시행한 결과 서울에서만 1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장 급식을 받는 노숙인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역 13번 출구 인근에 있는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는 지난달 30일부터 최근 1주일 이내 코로나19 검사 내역이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입장하지 못하는 사람에겐 빵과 우유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고 있다. 하루 3회 이뤄졌던 급식도 2회로 줄였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종교단체 등 민간에서 운영하던 일부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됐지만, 시에서 지원하는 곳은 모두 운영 중”이라며 "향후 정부의 방역 조처에 따라 운영 방식 변경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김정길(90)씨의 모습. 함민정 기자

지난 18일 오전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김정길(90)씨의 모습. 함민정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무료 급식소의 나눔 온기는 여전하다. 18일 오전 8시 동대문구에 있는 무료급식소 '밥퍼'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 속에서 패딩과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50여 명이 간격을 두고 식사를 기다렸다. 올해로 33년째 운영 중인 이곳은 하루 평균 700~800명이 찾는다고 한다. 이들이 받은 파란색 봉지에는 밥과 반찬, 그리고 일회용 마스크 1장이 들어있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고령층에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았다. 동대문구 용두동에 거주하는 이군자(79·여)씨는 이날 새벽 5시 30분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이씨는 "배가 고파서 일찍 왔다. 도시락이 집에 가면 식어있어 아쉽기도 하다"며 "20년째 오고 있는 데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 구세주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경동(72)씨와 김정길(90)씨는 이곳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이들은 "밥을 주니 참 고맙고 좋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함민정 기자

지난 18일 오전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함민정 기자


밥퍼 측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교적 먼 거리에서 오던 사람의 발길이 줄었다. 감염 우려로 장시간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면서다. 인천이나 남양주 등 경기권에 사는 사람이 전체 이용객의 30% 정도였는데 최근엔 25%로 5%p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다일공동체 이사장인 최일도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후원금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식사 준비 비용은 두 배 늘었다"면서도 "혼자 사는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로 찾아오는 이도 없고 배고픔과 외로움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분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https://news.joins.com/article/23996476#none

  
다음글 [뉴스메이커] “섬김과 나눔의 삶을 통해 보다 아름다운 세상 만들고 싶다”
이전글 [공감신문] (주)알트탭컴퍼니, 다일공동체에 방역소독 서비스·물품 전달